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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Technology

태양광 패널을 이용한 농업이 인기를 끌까?

by Huze 2025.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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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bbc

 

 

태양광 패널 아래 농업, 새로운 미래의 가능성

세계는 지금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과제 앞에 서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압박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농업과 태양광의 결합, 즉 ‘아그리볼타익스(agrivoltaics)’**가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전기를 생산하거나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두 가지를 동시에 이루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개념이다.


아그리볼타익스란 무엇인가?

아그리볼타익스는 농지를 활용해 식량을 재배하면서 그 위나 사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토지 이용의 충돌을 줄이고, 농가가 안정적인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패널 아래에서 작물이 자라며, 동시에 전기가 생산되니 땅 한 평의 가치가 두 배가 되는 셈이다.


기대되는 효과

  1. 토지 활용 극대화
    농업과 에너지가 경쟁하지 않고 협력하는 구조다. 기존에는 농지를 태양광 발전소로 전환하면 식량 생산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지만, 아그리볼타익스는 그 갈등을 완화한다.
  2. 기후와 작물 보호
    패널이 직사광선을 완화해 고온 피해나 수분 증발을 줄인다. 이는 가뭄에 취약한 지역이나 기후 변화로 극심한 더위를 겪는 지역에 특히 유용하다. 일부 연구에서는 그늘 덕분에 특정 채소의 품질과 수확량이 오히려 향상된 사례도 보고됐다.
  3. 경제적 안정성
    농업은 기후와 시장 가격에 크게 좌우된다. 그러나 전력 판매를 통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면 농가가 받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한 시기에는 큰 장점이 된다.

실제 사례와 성과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는 아그리볼타익스 실험 프로젝트가 운영 중이다. 프랑스에서는 포도밭 위에 설치한 패널이 포도의 당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도와 와인 품질 향상에 기여했다. 일본에서는 고온에 취약한 시금치와 상추를 패널 아래서 재배했더니 잎이 시들지 않고 품질이 좋아졌다.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는 패널 그늘이 토양 수분 보존에 도움을 주어 관개량이 줄었다는 보고도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

하지만 이 방식이 보편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1. 광량 부족 문제
    모든 작물이 그늘에 강한 것은 아니다. 벼, 옥수수 같은 주요 곡물은 햇빛 부족으로 수확량이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작물이 적합한지 세밀한 연구와 맞춤형 설계가 필요하다.
  2. 높은 초기 비용
    패널 설치와 유지, 농업 기계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 확보 등은 일반 태양광보다 많은 비용이 든다. 농가가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조금, 금융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3. 기술적 한계
    현재는 패널 투명도 조절이나 빛의 파장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신소재 기술이 초기 단계다. 만약 이런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농업 생산성과 전력 생산의 균형을 맞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4. 지역별 차이
    기후, 토양, 강수량, 일조량 등 지역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설계가 전 세계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렵다. 결국 현지화 전략이 핵심이다.

한국 농업에 주는 시사점

우리나라는 농지가 협소하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같은 면적에서 두 가지 가치를 생산하는 아그리볼타익스는 매우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농촌 고령화로 생산성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태양광 전력 판매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농민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정부 인허가 절차가 복잡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따라서 제도적 뒷받침과 지역별 맞춤형 모델 개발이 필수적이다.


앞으로의 전망

아그리볼타익스는 단순히 농업과 에너지를 결합하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SDGs)**과도 맞닿아 있다. 식량 안보와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강화할 수 있으며, 농촌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만약 정책적 지원과 기술 발전이 뒤따른다면, 향후 10~20년 내에 주요 농업 국가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정부가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연구기관이 지역별 최적 설계를 제시한다면 보급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마무리

태양광 패널 아래 농업은 아직 완전한 해답은 아니지만, 분명히 중요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기후 변화 대응, 식량 생산 안정화, 농가의 새로운 수익 창출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초기 투자비, 작물 선택, 기술적 제약이라는 현실적 난제가 남아 있지만, 이는 연구와 제도적 지원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앞으로 아그리볼타익스가 전 세계 농업 현장에서 자리 잡는다면, 우리는 같은 땅에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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